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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등생을 몰라?

열등생을 몰라?

2026년 04월 19일

한 달 전 어느 저녁, 아들녀석과 밥을 먹고 있었습니다.

초등학생인 아들은 학교에서 있었던 일을 신나게 떠들고 있었고, 저는 적당히 맞장구를 치며 열심히 맛있는 반찬을 먹고 있는 평화로운 저녁이었습니다.

그러다 대화 중에 “열등생”이라는 단어가 나왔습니다.

I.

“아빠, 우리 반에서 내가 열등생이야.”

“응. 잘했어. 어? 뭐라고?”

“응. 공부도 잘하고 운동도 잘해. 완전 열등생이야.”

숟가락이 멈췄습니다.

잠깐. 뭐라고?

“아들아, 열등생이 무슨 뜻인지 알아?”

“당연하지. 엄청 뛰어난 학생이잖아. 열(熱) 나게 등(登)수 올라가는 학생!”

순간 “이건 뭐지?”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창의적인 해석이긴 합니다. 인정합니다. 하지만 그건 아니잖아…

II.

충격이었습니다.

이 아이는 학교에서 스스로를 칭찬하며 “나는 진짜 열등생이다!”라고 말하고 다녔을 수도 있습니다. 이 말을 들었을 친구들에게 부끄러웠습니다.

그날 밤, 아들이 잠든 뒤 저는 진지하게 생각했습니다.

이게 이 단어 하나의 문제일까?

그동안 심부름을 시킬 때마다 두 번 물어보던 아이의 모습이 떠올랐습니다. 목소리가 작았던 게 아니라는 결론입니다.

천하장사가 타는 차가 으랏차차라고 하는 아재개그를 하지 말걸이라는 후회가 밀려오더군요.

III.

시중에 어휘 학습 앱이 없는 건 아니었습니다.

찾아봤습니다. 꽤 많았습니다. 그런데 대부분 이런 느낌이었습니다.

단어장을 그냥 앱으로 옮겨놓은 것. 종이 단어장이랑 다를 게 없는 것. 켜면 바로 지루해지는 것.

아이한테 “이거 해봐”라고 건네면, 30초 만에 유튜브로 넘어가는 그런 앱들.

무언가 빠져 있었습니다.

아이가 자기가 알아서 꺼내고 싶은 앱. 하루 5분이라도 습관처럼 열게 되는 앱. 게임처럼 레벨이 오르고, 칭호가 바뀌고, 친구한테 자랑할 수 있는 앱.

그런 게 없었습니다.

IV.

그래서 직접 만들기로 했습니다.

그동안 손을 놓았던 개발을 다시 시작했습니다. 정확히는, 아들의 “열등생” 사건 이후 어휘 앱 개발에 미친 개발자가 되었습니다.

10,000개가 넘는 단어를 학년별로, 카테고리별로 정리했습니다. 초등, 중등, 고등, 성인. 교과 필수부터 수능 필수까지.

카드를 스와이프하면서 배우고, 퀴즈로 확인하고, 틀린 단어는 반복적으로 다시 만나게 했습니다. XP를 쌓으면 브론즈에서 다이아몬드까지 등급이 올라가고, 매일의 학습이 스트릭으로 기록됩니다.

단어를 외우면 공유 카드가 만들어져서 친구한테 보낼 수 있습니다. “나 오늘 이 단어 배웠어” 하고.

V.

국어:어휘의 신은 그렇게 태어났습니다.

아들의 황당한 오답에서 시작된 앱.

사실 이 앱의 진짜 첫 번째 사용자는 제 아들입니다. 테스트할 때마다 옆에 앉혀놓고 써보게 했습니다. 열등생과 같은 사고가 발생하지 않기를 바라며…

그 기준으로 만들었습니다.

지금 아들은 열등생이 뭔지 압니다.

그리고 솔직히 말하면, 저도 이 앱 만들면서 몰랐던 단어를 꽤 배웠습니다.


국어:어휘의 신은 곧 Google Play에서 만나실 수 있습니다.

열등생의 뜻을 아는 것. 그게 시작입니다.